여긴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내 공간이니까.. 뭐 내맘대로 또 하나 적어보자..

우리과에는 과 특성상 여학우가 적은 관계로 '할매회'라는 것이 있다..
처음에 할매집이라는데서 여학우들과 과사 직원분들, 몇몇 교수님들이 함께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자리라고 했다..
얼마나 자주 모이는지는 모르겠고.. 아마 일년에 한두번? 모이는 것 같다..

남학생이 대부분인 학교에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약자로 여겨지는 여학우들을 모아다가 커뮤니티를 형성해주고 따로 과사 직원분들과 교수님들과 학교다니면서 어려운일이라던지.. 이런저런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숫적으로 열세라 성차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따로 모임을 줄 시간을 준다.. 좋은 취지다..

그런데, 글쎄?


뭐 거기 나갔던 사람들이 남학생들 축구하는거 얘기 나오면 거품물었다는 얘기와,
최근 과 게시판에 남학생들 염장지르기 충분한 내용의 지나치고 과도한 내용의 '감사의 글'을 올린 사람이 특히 그랬다는 것도 제쳐두자..
그건.. 뭐.. 양성평등(양성평등이라고 이야기하기나 할까..)이라는 명분만을 내세우고 그 속의 뜻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듯 보이는 그 개인의 문제지, 그게 이 할매회라는 취지 자체에 흠이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물론, 나도 할매회라는 취지는 좋다고 생각해..
하지만 정말? 글쎄?


양성평등..
글쎄 이게 생각보다 쉬운일은 아닐꺼야..
왜냐면 여태까지 그래왔던 사회적 관습이랄까.. 그런 관성을 하루아침에 고치긴 힘드니까..
(변화를 하루아침에 이루는 것만큼 위험한게 없지.. 차차 점진적으로 변해가는게 옳겠지..)

그래 양성평등.. 그래?
양성평등의 출발점은 같은 시선과 같은 위치에 놓고 서로를 바라보는데서 출발하는거 아닌가?



조금 말을 풀어보면..
할매회라는걸 조직해서 그렇게 따로 대하는 것, 그것 자체가 이미 올바른 시선을 가지고 시작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해
전에 여자 후배 하나가 그렇게 얘기하더군..
내가 말하는거나 그런거 조금 눈치보여서 하루는 "여기 있는거 남자들끼리만 있어서 힘들지 않느냐"라는 식으로 말했더니
"자기는 그런거 신경쓰는 것 자체가 맘에 안든다..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신경쓰는거 자체가 말이 안된다.."라고..


그래, 장애우들을 위한 운동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얘기하지..
하지만 장애우들은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시설이 따로 필요하고 특별한 배려가 필요해..
왜냐면 그건 사회적으로 지원해줘야하는 거거든..

그치만, 우리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장선상에 있는 이런 모임에 대해서..
그럼 여학우들이 뭔가 disabled 했단 말인가? 그건 아닐텐데.. 그냥 단지 대화의 채널이 필요한 것이었을 텐데..

맞아 분명 그런것은 있었을 거야.. 내가 봐도 그래보여..
그치만, 어느정도는 불편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
심하게 말하면 그런 것들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라고..
'자기가 원하면 그런것도 신경쓰지 말아야해!' 라는 식의 잔인한 말은 하지 않겠어..
정말 자기는 '전기공학이, 혹은 공학이 하고 싶은데 남자들만 너무 많아서 불편해서 그 꿈을 접었어요 ㅠㅠ' 라는 안타까운 사연도 만들고 싶진 않아..

그리고 어느정도 인정하고 들어갔으면, 거기서부턴 아까 위에서 말한 후배처럼 당당하게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
부당한거나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말이지.. 당당하게.. 따로 대화의 채널이 없어도 말이야..
똑같이 그냥 남자 여자를 떠나서 학부의 하나의 구성원이라면.. 같은 남학우가 이야기하듯이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어?




할매회는 몇년전 여자 선배 한분이 과에 건의해서 생겨났다고 하네..
그럼 그 여자 선배도 나름 자기 생각이 있어서 그런건데.. 그럼 자기들이 할매회라는게 필요하다고 느낀거고.. 뭔가 자기들이 부족하다는걸 인정하는건가? 뭔가 부족했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서 할매회가 필요했기 때문에 말이지..
물론 부족하다는게 개인적인 자질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할매회의 취지에 맞는 학교 다니는데 힘든것 그런걸 얘기할 수 있는 공간?

잠깐 여기서 만약에 취지가 그게 아니라 그냥 단순히 모이는 거다.. 모여서 과에서 지원 받는 돈으로 "그 수업을 강의하는 교수님"과 고기를 먹겠다..
이런거면 할매회의 취지 자체는.... 음........ 말 다한거고..
그치만 그게 아니라, 여학우들끼리 모여서 라인을 형성하겠다..
그런거면 과에서 지원받는 돈이나 특별히 그런 자리가 없어도 모여야 하는 것이 정상이고(헌데 실제는 그렇지 못한 모양.. 워낙 콩가루라)


그럼 그것도 아니라면 결국 대화 통로를 만들기 위함인데..

이번 할매회 후기를 보니까..
그 모임에 전혀 참여할 수 없어 소외되어버린 남학우들 배아프라고 그렇게 글을 싸지르는 건 어떤가

다른 모임이라면 모르겠어.. 다른건 '여성 전용'이라는 모임은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금융 테크를 타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고..)

대화 통로를 만들어서 교수님들이 오셔서 들어주시는데.. exclusively for 여학우들
그런데 그걸 전혀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염장을 질러야겠냐고..

할매회 자체가 참여하지 못하는, 소외감 느끼는 혹은 느낄 수 있는 여학우들을 위한 모임이라면,
그 후기로 반대로 교수님들과 따로 사적인 대화도 할 수 있는 모임에 참여할 수 없는 남학생들에게는 소외감일텐데..
왜 염장을 질러서 남학생들에게 소외감을 주려는거지?


이건 차별 역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할매회가 남학우들의 배려를 통한 것이라면,
"약오르지 않게 배려해주니까 이젠 되려 약올리네?" 의 문제인걸?


감사의 글. 좋다.
대신 감사의 글을 올려라.. 염장의 글은 올리지 말고..
나 같아도 교수님 고맙습니다 라고는 충분히 말하고 싶겠다.. 말하고 싶어 죽을꺼 같다..
너가 교수님들과 히히덕(안좋은 뜻이 아닌 정말 웃고 즐긴) 했던 거는 너 혼자만 가지고 있어라.
전혀 참여하지 못한 - 마치 우리과 게시판에 남자들을 위한 vs 여대 미팅을 올려서 여학우들이 소외 받는 - 그런 소외된 대다수의 남학우들의 분노가 두렵다면..
자제해라.. 너가 나중에 남자애들이 과 게시판이나 반 클럽에 vs 여대 미팅을 올렸을때 너가 개거품 물고 그러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으면..
교수님과는 인사조차 하기 힘든 전기공학부에서.. 교수님들의 이름도 외우기 힘들뿐더러 교수님들은 학생들 이름을 거의 외우지 않으시는 - 여학우들은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으니 외우시기 쉬우시겠지만 - 그런 전기공학부에서 사진을 같이 찍는다는 것 자체도 남학생들에게는 소외감이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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